기고문
월간목회 2025.06 [나는 증인입니다] 권두언-"혼란과 상처를 보듬는 목회"
- 작성자
- 부속실
- 등록일
- 2025-06-02 09: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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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월간목회 권두언-"혼란과 상처를 보듬는 목회"
혼란한 시대입니다.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 나라의 지도자 문제로 온 국민이 지쳐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이념적 양극화의 골이 이토록 깊어진 경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교회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런 현상이 교회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났고, 많은 사람이 여러 모양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내상을 입은 사람들은 지금의 혼란한 위기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상처 입은 성도들을 사랑으로 돌보야 하는 목회자들일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교회를 향한 교회 바깥의 따가운 시선과 목소리를 감내하며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을 위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해온 마당에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까지 겹치니 가히 ‘위기의 목회’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목회자들에게 너무 잘 알려진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실감됩니다. 하나님의 큰 손이 하늘에서 내려와 교회와 복음을 묵묵히 지키는 모든 목회자들의 어깨와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러서거나 주저앉을 수 없는 것이 목회자가 처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상처를 입었지만 치유자의 역할은 계속해야 하니 말입니다.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을”이라는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의 유명한 말을 떠올려봅니다. 세상에 발을 딛고 서서 복음을 선포하는 목회자라면 진리요 기준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과 세상(‘상황’)을 바라보는 예리한 눈을 겸비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지금 우리 목회자들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모든 믿는 사람들의 삶의 토대이자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신자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우리는 성경에서 배웁니다. 하나님께서 구원 역사를 어떻게 이끌어 오셨는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사랑으로 인해 무엇을 하셨는지, 그래서 우리가 어떤 존재이고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이 성경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목회자는 이를 가감없이 선포하는 사람들입니다. 때로는 위로와 격려의 말로, 때로는 책망과 도전의 메시지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목회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그래서 목회자 자신도 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 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고 가르치고 양육하는 목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성경 공부’와 ‘세상 공부’는 궁극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목회자의 정체성과 역할은 다분히 ‘역설적인’ 또는 ‘이중적인’ 것 같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 속에서 사회의 변화와 혼란을 겪으며 스스로 상처를 입으면서도 같은 상처를 입은 성도들을 치유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선포하면서도 그 말씀이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기에 성도들이 그 관점에 따라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혼란한 이 나라를 위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교회를 위해, 여러 가지 상처로 힘겨워하는 성도들을 위해 오늘도 새벽을 깨우며 눈물로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든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그동안 잘 해오셨고, 지금도 잘하고 계십니다. 눈물로 뿌린 씨앗이 반드시 풍성한 열매로 나타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넘치시기를 소망합니다.
2025년 5월 5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유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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